선발된 후에는 학교의 모든 학과 사람들은 아니지만, 다른 학부, 학과 학생들을 ROTC 동기로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에는 같은 학번만 있는 것이 아니고, 휴학한 경험이 있던 선배들도 그 자리에서 나와 함께 같은 기수의 동기가 된다.
그리고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학번이 빠른 선배들이라고 할지라도 같은 기수이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나이, 학번에 상관없이 동기가 된다.
또 그 이후에는 친구가 된다.
이것 때문에 난감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난감한 것은 같은 학과에서 수업을 같이 듣던 선배들이 있는 경우인데 선발되어 다 같이 모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형이나 선배라고 불었지만, 일순간에 동기가 되어버린다.
뭐 이렇게 동기들이 모이게 된다.
그리고 징병이 아닌 모병으로 ROTC에 지원하여 모인 사람들이기에 자기주장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기주장이 뚜렷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말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을 모두 잘 갖추고 있었다.
이게 우리 학교 동기들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니 다른 학교 동기들 역시 진짜 말은 잘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주장이 강한 동기가 많기 때문에 은근 자존심 대결을 할 때가 많다.
무엇보다 학교 성적 때문에 자존심 대결을 하는 것은 잘 보지 못한다.
나 때는 지금처럼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 높은 학점을 요구하지 않고 학점이라는 것은 마치 자격증 시험처럼 미달 조건으로 생각했었다.
자존심 대결을 하는 것은 대부분 운동과 관련된 것이었던 것 같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결국 군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운동보다도 축구와 농구에서 자존심 대결을 할 때가 많았다.
무엇보다 매주 아침에는 축구로 다른 학부와 시합을 했었다.
나는 축구를 사실 ROTC가 되면서 한 것 같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보다 농구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축구를 하지 않았었다.
왜인지 모르게 선배들은 몇몇을 무조건 시합이 있는 날에는 아침에 일찍 오도록 요구하였고 아침마다 무조건 시간에 맞춰 시합 준비를 했다.
나 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체대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축구를 잘하는 편에 속했던 것 같다.
나는 선수로 나가기는 했지만, 내가 잘해서가 아닌 선배와 동기들이 잘했기 때문에 축구를 제법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축구 시합을 하고 이겼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게 되었을 때는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그때는 선배들의 약간의 갈굼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솔직히 약간이라기보다 엄청난 갈굼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그게 다음 시합에서 이길 때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했다.
이런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힘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자존심과 이기고자 하는 열정이 자대에 갔을 때 특히, 운동을 잘하는 것은 부대원을 이끄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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